‘불황’이란 고개 너머에 환하게 웃음 짓는

‘희망’을 노래하리

창업 준비에 있어 필수요소는 창업자의 자질, 시장분석, 아이템 선정, 정보수집, 사업계획서 작성 등으로 요약된다. 어느 정도 준비 후 스스로 판단하기에 창업자로서 갖춰야 할 리더십이나 끈기도 갖추었고, 충분한 시장분석과 아이템 선정도 마쳤다면 창업을 하는 것이다.

성공하고 실패하는 데는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그 이유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적인 요소를 찾아낼 수 있다. 실천력이 약하고 쉽게 돈을 벌려고 한다는 점, 사업운영에 소극적인 점, 매출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점, 제품이나 운영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한다는 점 등이다.

먼저 창업한 선배들의 경험과 전문가 조언은 현재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이 한번쯤은 생각하고 넘어가야할 사항이다.

어쩌면 지금처럼 ‘불황’이란 터널이 길어지는 시점에서 창업을 결정하고 점포를 꾸려나간다는 사실이 다소 어려운 선택일 수 있다. 그렇지만,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지고 척박한 창업시장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공이라는 말이 아직은 이르지만 철저한 준비와 개성 넘치는 경영마인드로 창업시장에 활기를 더해주는 세 명의 사장들이 그 주인공들. 그들이 창업을 선택한 이유와 성공창업을 위한 준비 등 패기 넘치는 창업스토리를 공개한다.

“항상 문을 닫고 여는 것은

 사장의 몫이라고 생각 합니다”

고기·냉면전문 프랜차이즈인 ‘화평동 왕냉면’으로 두 번째 창업을 시작한 한규태 사장. 작년 10월 오픈한 이래 매출의 수직상승을 이끌며 대전 지역 가맹점 중 상위권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점심시간이 지난 평일 3~4시경이 그나마 편하게 쉴 수 있는 자투리 시간이라고.

“성수기에 장사가 잘된다는 것은 보너스라고 생각해요. 그보다는 비수기에 전략을 잘 짜서 기복 없이 매출이 창출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거죠. 아이템을 결정할 때 가장 크게 고민했던 부분은 안정성과 대중성이었습니다. 유행을 타지 않고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아이템, 외식업종이다 보니 맛이 중요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었고요, 그래서 화평동왕냉면으로 결정했어요. 갈비가 진짜 맛있어요(웃음).”

사실, 한 사장의 텃밭은 지금 가게를 운영 중인 대전지역이 아니다. 수원에서 직장생활을 한 그는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변화가 없는 삶에 전환기를 갖고자 창업을 결심했고, 인근에 죽 전문점을 열었다.

“2003년도에 시작했던 죽 전문점은 시기적으로 소비자 트렌드와 부합하며 인기를 끌었어요, 경험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짭짤한 수익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8평이 조금 안되는 매장의 소규모 창업이었지만, 1년 만에 융자금도 갚게 되었죠.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창업해 자리를 잡자는 생각은 좋은 결과를 냈고, 땀 흘린 만큼 결실을 본다는 진리를 확인해 주는 것 같아 보람있었습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시도했던 한 사장은 3년째에 들어서면서 시기적으로 업종전환을 생각하게 되었고, 대중적인 코드에 맞춘 아이템을 골라 제2의 창업을 시작한 것. 상권을 알아보다 보니, 지금의 대전지역에 우연찮게 둥지를 틀게 되었고, 날씨가 쌀쌀해지는 늦가을에 오픈했는데도 첫 날부터 손님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음식이 될까, 지역 특성도 잘 모르는데 점포가 있는 자리는 좋은건가? 저도 수없이 되묻고 걱정도 했었어요. 더구나 처음과는 틀리게 창업자금을 대폭 늘려 70평대의 매장을 운영하게 되었으니 부담감은 백배 더했어요.” 밀집상가안의 점포를 운영하던 시스템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출발한 셈. 상가가 형성된 것도 아니고 유동인구도 적었던 한적한 대로변 길이었기 때문이다.

“가게의 콘셉트를 점포 환경에 맞추자는 생각을 했어요. 단점을 장점으로 살리고 가지고 있는 강점은 살리면 되니까요.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시설을 갖추고 넓은 주차장 시설을 전면에 내세워 ‘찾아와서 즐기는 외식공간’이란 점을 전면에 내세웠어요. 유동인구는 적었지만 통행량이 아주 많은 곳이라 자연스레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주택가이면서도 대형 음식점이 없어 가족 외식을 하기 힘들었던 고객 니즈와 부합해 많이들 찾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부터 매출은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가정의 달인 5월께 월 매출 1억 원을 넘어섰다. 이 곳은 화평동왕냉면 점포 중 평수도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종업원도 많다. 주방 5명, 홀인원을 포함해 총 11명의 직원들이 있다. 주변에선 인건비를 줄여 수익률을 높이라고 하지만 한 사장은 고객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현 체제를 유지중이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땜빵맨’이라고 역할을 소개한 뒤, 뒷짐지고 지시를 하는 게 아닌 주방이며 주방, 홀이면 홀 하다못해 국수를 삶아야 하는 일 등 각 파트별로 일손이 부족하다 싶으면 투입돼 거들어 주는 임무를 수행한다.

“맛있게 먹었다, 소문 듣고 왔다 하는 손님들을 볼 때면 음식장사를 하는 사람으로 뿌듯합니다. 특별한 비법은 없고 일단 손님들을 솔직하게 대해줍니다. 거짓말 하는 거 싫어하거든요. 미화하지도 부풀리지도 않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지요. 종업원의 경우에도 사장이 대우를 잘 해줘야, 손님들에게 최상의 서비스가 돌아갑니다. 그래서 팀웍을 다지는데치중하고 있어요”

장사를 시작한 후 가게 문을 열고 닫는 일, 즉 가장 먼저 출근하고 퇴근하는 고된 일을 직접 해오고 있다는 한 사장. 40세가 되었을 때 자기 건물을 짓고 싶은 목표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일할 뿐이라고 환하게 웃음 지었다.

상품 연구와 꼼꼼한 모니터로 경쟁력 키워

 “수 천 가지에 이르는 상품들 목록을 점검하고 진열하느라 하루 종일 정신없고, 육체적으로도 힘은 들지만 제 인생의 첫 번째 도전 프로젝트라서 그런지 정말 열심히 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균일가 판매점인 다이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미 사장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올해 2월 창업했다. 창업박람회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수 개월간 준비기간을 거친 후에 적성을 고려한 균일가숍을 선택하게 된 것. 그런데, 유통판매업의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는 강한 체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외소한 체격의 소유자였다.

“보기와 다르게 제가 한 ‘힘’합니다(웃음). 사실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휴일없이 매장을 운영하는데 왜 안 힘들겠어요. 그래도 이 가게 인테리어 공사할 때도 제가 벽면이나 천장 모두 직접 페인트칠도 했는걸요. 내 가게라고 생각하니까 애착이 남다르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참여하고 싶었고, 자금도 조금 절약해 보자란 취지로 페이트붓을 잡았던건데 생각보다 잘 칠해진것 같아요, 조금 어설프지만 그만큼 가게에 대한 애착이 강해졌어요. 사실 아이템 못지않게 고민했던 것이 브랜드 선택이었는데, 10년동안 꾸준한 성장을 해오고 있고, 안정적인 회사 시스템에 믿음이 가서 결정했어요. 또 프랜차이즈인데도 가맹점주들에게 융통성을 많이 할애하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김 사장은 병리학을 전공하고 이후 병원에서 임상병리사로 일했던 경력이 전부다. 판매업은커녕 장사의 경험이 전혀 없었던 것. 그래서 아직도 고객에 대한 응대나 섭섭한 마음을 콘트롤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아무리 친절한 마음으로 고객을 대하다가도 불량고객들을 보면 순간적으로 많이 속상해요. 균일가숍이 저렴한 가격대지만 엄연히 정찰제로 운영되는데 덤으로 달라고 하거나 그냥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또 물건을 너무 함부로 대하실 때는 섭섭해요. 파손되는 상품의 양이 꽤 많거든요. 그렇지만, 저희가 디스플레이한 소품들이 예쁘다고 말씀하시면서 집에서 꾸민 것을 사진으로 가져와서 보여주시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너무나 감사하죠.”

실제로 도난방지 시스템이 있는데도 물건값을 안내고 나가려는 고객에서부터 냄비는 있는데 뚜껑은 없는 등 황당한 분실 사례들이 발생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먼곳에서부터 찾아주는 단골고객들과 모니터를 해주는 적극적인 고객들이 있기에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제품공부와 진열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된다고. 특별한 고객응대가 있느냐는 물음에 김 사장은 병원을 찾는 환자를 대하듯 편안하고 따뜻하게 대할 뿐이라고 말한다.

“균일가숍의 경쟁력은 고객들에게 얼마나 다양하고 좋은 제품을 많이 갖추고 있느냐고 핵심이에요. 그러기 위해선 제품 확보가 중요한데, 수시로 본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신상품을 정보를 검색하는 것은 물론 물품정리를 통해 인기 있는 품목을 모니터했다가 재 구입을 신속하게 하는데 주력하고 있어요.” 김 사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매장 진열에 따라 매출 추이가 달라지는 만큼 서로의 아이디어나 상품 정보, 고객의 호응도 등을 수시로 체크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

예전에 비해 상품의 질이 좋아지고 종류가 많이 늘어나 고객 만족도는 높아지고 있는 추세. 김포점의 경우 주방, 잡화, 인테리어, 팬시 관련 상품들이 잘 팔린다. 신흥상권지대인데다 극장과 메티컬 센터 밀집지역이여서 평일, 주말에 관계없이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32평의 매장은 하루 평균 320~350여명이 물건을 구매하고, 오후 3시부터 7시까지가 제일 바쁘다. 마진율은 20~25% 정도다.

“창업 초보자니까 처음엔 많이 어려웠죠. 물건 수주하는 것부터 상품 종류가 너무 많아 파악하는것 조차 버거웠으니까요. 오히려 딱 한달만이라도 다른 가게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직장에 근무했던 때보다 의욕도 강해졌고, 금전적으로나 마음적으로 여유로워요. 해가 강한 여름철엔 밀짚모자를 팔면되고, 비가 오면 우산을 팔면된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즐겁게 꾸려나가려고 합니다.”

수익을 높이기 위해선 자꾸 변화를 줘야 새로운 모습이 연출되고 고객을 끌어모으는 힘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감각도 많이 키우고, 일에 닥쳤을때는 바로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판매업의 경우 물건을 잘 알아야만 훌륭한 세일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돈이 목적이 아닌, 소중한 경험을 쌓는 과정

요즘 젊은 창업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템이 바로 주류 전문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술의 종류나 매장 콘셉트, 주 고객층을 달리한 브랜드들이 쏟아지고 있다. 꾸준한 수요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개개인의 적성이 중요시되는 현 트렌드에 부합하는 점이 예비창업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올해 2월부터 생맥주 전문 프랜차이즈인 ‘쪼끼쪼끼’의 주인이 된 주영대 사장 역시 첫 창업의 시작을 주류 전문점으로 정했다.

“회사에서 근무했었을 때 일하는 양이나 노력 정도가 다른데도 월급을 동일하게 받는 경우는 웬지 억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거든요. 일하는 게 좋아 휴일도 반납하고 일에 매진했지만, 그걸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속상했죠. 창업의 최대 매력은 열심히 하는 만큼 대가가 돌아온다는 점입니다. 이왕이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시작하자고 결심했죠. 아직 젊기 때문에 활동적이면서도 인맥을 연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다보니 주류 전문점이 딱이겠다 싶었어요.”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 주 사장은 초보자이고,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야 실패율이 적다고 판단해 프랜차이즈 형태로 창업을 하기로 하고, 브랜드 인지도와 안정적인 회사 구조를 고려해 쪼끼쪼끼를 선택했다. 그가 운영하는 가게는 대학가인데도 연령대가 고르게 분포된 것이 특징이다. 너무 시끄러운 신세대형 퓨전 주점 형태보단 편안한 분위기에서 조용하게 담소를 나누는 장소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기 때문.

“이 가게로 큰 돈을 벌어야겠다는 욕심은 없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유동인구가 많고, 가족도 거주하는 지역이라 부담 없이 결정했는데, 대학가란 난관이 버티고 있더군요. 그래도 대학원생, 직장인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맛, 분위기, 인테리어 모두 편안하다고 좋아하세요. 화려함을 쫓는 주점들 사이에서 오히려 부담 없이 편하게 담소를 나누는 저희 가게와 같은 호프전문점이 연령층 높은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술 먹는 분위기를 즐겁게 만드는데 주안점을 두는 주 사장은 ‘주문 받을 때도, 걸어다닐 때도 웃자’란 자신만의 슬로건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다. 그 같은 행동안에는 가게에 온 고객들만큼은 활력을 충전하고 돌아가 전쟁터같은 생활터전에서 지치지 말기를 바라는 깊은 뜻이 포함되어있다.

“제가 종업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한가지입니다. 손님들의 숟가락, 젓가락 소리를 귀기울여 듣고 반응하라는 겁니다. 식기구들은 자주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손님이 찾기 전에 소리만 듣고 알아서 가져다줄 수 있는 작은 서비스를 펼치고 싶기 때문이죠. 저도 술집을 자주 갔었는데 종업원을 부르는 게 쉽지도 않을뿐더러, 지연되면 짜증났던 경험이 많았거든요. 역지사지의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중입니다. 작은 가게지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거죠.”

이심전심을 느낀 고객들은 단골이 되어 주 3~4번까지 찾는 고객들도 더러 있다고. 최근엔 매출이 발생되지 않는 죽은 시간대를 살리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고객층을 양산시키기 위한 고민에 빠져있다. 

“특정 시간대를 정해서 안주를 한 세트 더 준다든지, 팥빙수를 서비스로 내놓는다든지 여러 측면에서 이벤트를 적용시킬 방법을 찾고 있어요. 다만 매장이 협소해 제약점이 많아 안타까울 뿐이죠. 이렇게 가끔씩 회환을 느끼기도 하지만, 절대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육체적으로 고단하더라도 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는 매력도 많아요. 아직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발전해 나가야할 군번이니까 기자님도 도움이 될 만한 정보 많이 좀 주고 가세요(웃음).”

소자본으로 시작해 경험을 쌓아 향후 더 큰 꿈을 향해 질주하고 싶다는 주 사장의 목표는 스포츠까페를 여는 것이다. 대형 화면을 통해 스포츠 중계를 함께 보면서, 주류도 즐기고 용품도 구입할 수 있는 복합적인 개념의 공간을 대형 매장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터넷 까페 모임들도 유치해 하나의 주제아래 함께 즐기는 모습, 상상만 해도 즐거워요. 오늘 흘리는 땀방울이 모이고 모여 꿈을 이루게 해주는 값진 다리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월간B&F 한수진 기자(rara@bizplac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