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보드에서 7곳 입성해 2개 업체만 주가 올라…
우회상장으로 옮겨온 업체, 주가 급락하는 경우 많아

중소·벤처 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3시장으로 불리는 장외시장 '프리보드'를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오는 가운데, 프리보드에서 코스닥으로 한 단계 높여 상장한 기업의 현 주가는 기업의 내실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보드에서 7개사 코스닥 입성

프리보드는 코스닥 시장이나 유가증권시장에 아직 상장하지 않았거나, 상장 폐지된 종목 주식이 거래될 수 있게 해 놓은 '제3의 시장'이다. 현재 총 67개사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

2일 한국금융투자협회 자료로는 2010년 10월 말 기준으로 코스닥에 정식 진입한 프리보드 출신 업체는 총 7개다. 이 중 환경비젼21과 한빛네트 두 곳은 5~6년 전에 상장 폐지됐고, 현재까지 남아 있는 곳은 소프트랜드·이니시스·아세아텍·케이디미디어·케이엔디티 5개사이다. 이 외에 우회상장한 업체도 있다. 네트컴과 에스티씨나라가 각각 텍셀네트컴과 에스티씨라이프를 통해 코스닥에 진출했다.

◆기다리던 코스닥 입성, 주가는 아직

코스닥 실적은 기업마다 각양각색이다. '제3시장의 간판기업'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한 온라인 전자결제 전문업체 이니시스는 사업의 수익성에 힘입어 주가도 양호한 상태다. 이니시스는 지난 2002년 일찌감치 코스닥에 입성했다. 프리보드 마지막 거래일의 주가는 320원(가중평균주가)이었고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는 550원이었지만, 2일 이니시스의 주가는 5500원에 장을 마친 상태다. 이니시스의 현 주가는 상장일 시초가에 비해서도 80% 이상 높다.

농기계업체인 아세아텍은 올 1월 코스닥에 상장한 신참이다. 프리보드에서는 한때 4800원 선에 거래되기도 했으며 코스닥 상장 후에는 2000~3000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 6월 코스닥으로 옮겨간 원전관리업체 케이엔디티앤아이의 경우, 프리보드에서 평균 3000원 선에 형성됐던 주가가 코스닥 상장 후 3배가량 올랐다.

◆우회상장한 프리보드 출신 '울상'

모회사와의 합병, 주식교환거래 등을 통해 우회상장한 일부 업체의 경우 울상이다.

네트컴은 지난 2005년 모회사이자 코스닥 상장업체인 텍셀네트컴에 흡수합병되는 방식으로 프리보드에서 코스닥으로 옮겨갔다. 프리보드에서는 주당 50~600원 수준으로 거래되다가 코스닥 상장 신청을 앞두고서는 7950원까지 올랐으나 코스닥에서는 현재 500원 안팎에서 거래된다. 물론 코스닥에 들어와 한때 1만5000원 선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다시 하락했다. 프리보드 시절과 다름없는 수준이다. 텍셀네트컴 관계자는 "주가 급등 당시 창업주가 회사를 팔고 경영진에서 물러났다"며 "새로운 경영진과 함께 사업을 일으킬 만한 새로운 동력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업체인 에스티씨나라 역시 에스티씨라이프를 통해 코스닥으로 옮겨왔으나 주가는 급락했다. 에스티씨라이프는 지난 2007년 한때 8000원 선까지 급등하기도 했으나 이후 급락해 현재 300원 선에 거래 중이다. 에스티씨나라는 합병되는 과정에서 에스티씨 그룹 회장이 비상장사인 에스티씨나라의 가치를 부풀린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상장시 프리보드 공시 참고를

프리보드 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주관했던 한 증권사 관계자는 "프리보드에 상장하는 업체는 자금 조달을 바라기보다는 대부분 기업정보를 해외 바이어 등에게 제공키 위한 목적으로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요건에 못 미치는 기업이 잠시 들어왔다가 실적이 좋아지면 나오는 시장이란 것이다. 이 때문에 프리보드 상장 여부만으로 우량기업인지는 가릴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다만, 대체로 상장과정에서 공시 등 기업투명성과 일정 수준의 거래량 등을 검증받을 기회가 있기 때문에 프리보드 시장에서 불성실 공시가 있었는지, 거래량이 충분했는지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